라임을 샀더니 초록 스티로폼 공이 왔대요!
인터넷에서 사과를 시켰는데 빨간색 스티로폼 공이 섞여있다면 기분이 어떨 것 같으세요? 혹은 오렌지를 시켰더니 오렌지 크기의 귤이 섞여 온다면요?
이런 황당한 경우가 최근 페루에서 일어났어요. 기후변화로 인한 생산량 급감 때문인데요. 상큼한 라임은 페루인들이 요리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식재료에요. 그런데 최근 *엘니뇨 현상으로 라임 주 생산지에 내린 잦은 폭우로 인해 라임 수확량이 줄어들어 가격이 급상승했어요. 그래서 일부 국민들은 조금 더 저렴한 가격으로 라임을 사고자 인터넷 주문을 이용했는데요. 그런데 라임과 함께 초록 스티로폼 공이 섞여온 거예요. 어떤 경우에는 라임크기와 같은 작은 청사과가 섞여있기도 했고요. 이런 판매사기 행각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해요.
9월 14일자 기준 1kg당 라임 소매가는 수도 리마에서는 평균 17솔(6천80원), 남부 아레키파에서는 평균 20솔(7천160원)인데요. 이는 최근 3개월보다 2배 이상 비싸진 가격이에요. 수도 리마를 기준으로 북서쪽에 위치한 치클라요와 트루히요의 경우에는 4배까지 가격이 올랐다고 하네요. 페루 통계청은 최근 70% 이상 상승한 라임 가격의 폭등은 전체적인 물가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어요. 또한 페루 당국도 관련 사안에 대해 조사하고 있대요.
일부 업자는 북쪽으로 국경을 같이하는 콜롬비아의 라임을 밀반입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치명적인 감귤류 질병인 ‘황룡병’을 라임 농가에 유행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라고 볼 수 있어요.
기후변화로 인한 수확량 급감, 그리고 이어지는 물가 상승과 유행병 우려, 앞으로 비단 페루만의 이야기가 될 것 같지는 않네요.
*엘니뇨 현상? 남미 페루 부근 태평양 적도 해수 온도가 12월 말부터 봄까지 주변보다 2~10도 이상 높아지는 이상 고온 현상. 오늘날에는 지구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전지구적인 기후 현상을 일컫는 말로 사용됨. 엘니뇨는 지구 기후 변화로 인해 생긴 현상으로, 가뭄과 폭풍, 해양 산성화, 폭염, 홍수 등의 문제를 일으킴.